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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작성일
2021. 12. 19. 19:45
작성자
pH02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SBS 제작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2021 11 25-27

 

YES24 북클럽에 있어서 tts로 읽었다. 이동할 일이 많아서 손 못쓸 때마다 들었더니 3일만에 끝내버렸다.

TV로 본 편은 '서해훼리호', '실미도' 편이었는데 역사에 약한 나도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어서 좋았다. 역사공부를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줄감상

반절은 독재자들, 반절은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의 이야기.
그리고 곁에는 언제나 부패한 언론이 있었다.

 


첫 번째 이야기

보호받아야 할 정조, 보호받을 수 없는 정조: 카사노바 박인수 사건

내 나이를 생각하면 엄청 옛날 일 같은데, 사실 몇십 년이면 그리 오래된 이야기도 아니다. 최근까지도 얼마나 사회가 어이없는지…… 어이 없다는 말밖에는 안 나온다.

외국에서 제작한 어떤 영상은 성범죄를 살인으로 치환해 말했다.

"저번 주 파티에서 제임스가 살해당했대!"

→ (범인)이 제임스를 살해했대!라고 말하는 게 더 옳은 방식. 시선을 피해자에게 집중시키지 말자. 영상에선 어떻게 말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제임스는 파티에 왜 갔대?"

"그야 모르지. 파티잖아."

"목을 가리지 않는 티셔츠를 입은 건 아니고?"

이런 내용의 영상이었다. 그런데 피해자가 무슨 짓을 했든, 심지어 주변인에게 무례하게 굴고 파티 분위기를 망쳐놨다고 해서 죽은 게 피해자 잘못일까? 성범죄도 마찬가지다.

 


두 번째 이야기

미궁 속에 남은 정치 테러: 공작명 KT 납치 사건

난 대한민국 근현대사가 너무 무섭다…….

그리고 너무 끔찍하다.

 


세 번째 이야기

개돼지보다 못했던 사람들: 무등산 타잔 박흥숙 사건

사람을 어떻게 개돼지만도 못하게, 바퀴벌레 보듯 볼 수가 있지?

경악에 경악만 하게 된 이야기. 보기 좋지 않으니 없애라니.

불법이더라도, 누가 그곳이 좋아서 그리 살겠나. 집이 없는데 맨바닥에서 잘 수 없으니 그렇지. 움막도, 쌈짓돈도, 병든 노인들 움막까지도 불태워버렸다는 부분에서 대체 그 시절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굶주림과 추위 속에서 죽었을지 안타까웠다.

박흥숙을 무슨 마피아 두목처럼 날조해 기사를 낸 언론들은 어떻고. 옛날부터 꾸준히 보도윤리에 대해 말이 많은데 대체 뭘 얼마나 믿어야 하는 걸까?

박흥숙은 간신히 쥐고 있던 가느다란 희망의 실이 모두 끊어져 자포자기하여 자살한 거나 다름없다. 정부가 박흥숙을 죽였고 일용직들을 죽였다. 물론 4명이나 죽인 연쇄살인자임은 변치 않지만, 이야기 초반에 나오는 '범죄 프로파일러가 아니라 역사가가 말하는 살인인 이유'가 있다.

 


네 번째 이야기

미워할 수밖에 없는 죄, 미워할 수 없는 사람: 서진룸살롱 살인 사건

이야기로 보자니 로맨틱하긴 하지만…….

시비 걸려서 싸우다 칼부림 부린 조폭이라니 박흥숙에게 동정심이 더 생긴다. 참회하고 좋은 일 하다 간 건 박수쳐줄 일이지만, 그 당시에 조폭이 유행(참나…)해서 그중 과거를 숨긴 채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고자 했던)교사나 여러 사회에 중요한 사람이 되었으리라 생각하니 등골이 싸하다.

요새 욕하고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걸 하다고 여기는 문화에 대해 말이 많이 나오는 것처럼, 폭력적 요소가 멋진 일로 여겨져선 안 된다.

선행이야말로 진정한 힙합이라며 자원봉사하고 기부하는 래퍼를 봤는데, 정말 그게 더 힙하다.

 


다섯 번째 이야기

유전무죄 무전유죄!: 탈옥수 지강헌 인질극 사건

유전무죄 무전유죄.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여섯 번째 이야기

사람이 증발한다, 지구 최후의 날!: 1992 휴거 소동

어이 없어서 웃음만 나온 이야기. 허…….

나름 그럴듯?한? 설정도 만들어둔 게 진짜 어이없다. 하기야 사람들 등쳐먹어야 하는데 묻는 말 대답은 해야지 않겠어.

종교는 사람들이 위안을 얻고 평화로워지기 위한 것인데 그걸 빌미로 돈 뜯어내는 사기꾼놈들 바퀴벌레같다.

 


일곱 번째 이야기

꽃분홍 아지트의 괴물들: 지존파 납치 살인 사건

부자에게 복수하겠다면서 납치해놓고 서민인데 얼굴을 봤으니 죽여, 돈 주면 살려주겠다고 해놓고 죽여, 일반인 여성 손으로 사람 죽이게 해, 지들이 먼저 호감 가져놓고 이래서 여자는 엄마도 믿으면 안 된다 해, 아주 가지가지들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자를 응징한다는 빌미를 내세웠지만 실상은 자기들이 부자가 되고 싶었던 것뿐이잖아.

총, 균, 쇠였나? 어느 책에서 인간의 상상력이 만든 가장 큰 세가지가 돈, 종교, 그리고 뭐더라… 뭔가 있었다. 돈의 대부분은 전산 시스템에 숫자로만 존재하고, 지폐 등은 모두 신용이다. 금으로 만든 동전이 아닌 이상, 지폐에게 그만큼의 값어치가 있다고 인정하기로 서로 합의했기에 값어치를 가지는 거다. 그런 실상이 없는 자본의 흐름이 온갖 악행을 만들어낸다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나도 돈이 많으면야 좋지만…….

인간성을 버리고싶진 않다.